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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앞에 앉아 문서 작업을 주로 하는 일을 하는데요.
종종 음악을 틀어놓고 하기도 하죠. 일명 노동요.
요즘은 지오디 8집을 노동요 삼아 일하고 있어요.
호영씨 노래를 배경으로 일 하는 것 참 오랜만이에요.
새 곡을 표현해 내는 호영씨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그 자체로 좋기도 하고.
결론적으로는 기분이 묘합니다.
두달전 <미운오리새->를 발표했을 때, 하늘색약속을 공개했을 때, 그리고 며칠전 새 앨범이 나왔을 때
열성팬뿐 아니라 지오디의 노래와 당시의 기억을 공유하는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같은 기분에 휩싸이고 있는 것이겠지요.
대중의 귀에 강하게 각인된 지오디의 목소리는 한 시절을 추억하게 하는 강한 장치이니까요.
음악은 그 자체로 강렬한 추억거리이지만, 또 그 시절의 나를 떠올리게 하고 곱씹게 하는 마력이 있으니까요.
나도, 늦은 밤 음원사이트에서 지오디 신곡으로 실시간 순위 기둥을 세우던 많은 사람들도 같은 무언가에 취해 있는게 분명해요.
물론 강명석씨가 평한 것처럼 추억만이 지오디 신곡의 힘은 아니지만요.
<우리가 사는 이야기>는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를 많이 떠올리게 하네요. 곡조도 가사도.
가사는 <어머님께>의 가족이야기, <길>의 성찰을 함께 떠올리게 하고요.
<어머님께>의 어리디어린 목소리,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의 우수에 찬, 아직은 소년의 느낌을 간직했던 목소리,
<길>의 청년으로서의 목소리와 달리, <우리가 사는 이야기>에서는 어느새 2010년대 한국에서 삼십대의 삶을 살고 있는 남자가 느껴집니다.
이젠 널 너의 그 사람에게 보내겠다며 행복하라는 말을 노래하던 소년의 목소리에서
남의 편 같은 남편과 가슴에 식어가는 아내란 가사가 어색하지 않은 남자의 목소리로.
물론 사그기의 호영씨 목소리에 깃들어 있던 관조적 느낌과 서정성도 여전하더군요.
다시 한번, 호영씨 목소리의 이 서정성이 지오디 노래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봐요. 다른 멤버들이 각자의 기여를 하고 있듯이.
녹록하지 않은 삶을 노래하는 <우리가 사는 이야기>의 다음 트랙이 <Smile>이라는게 재미있어요.
아, 삶이 이런거지? 시간이 왜 이리 지났니... 하는 생각을 한 다음 순간 여전한, 달콤함의 극을 달리는 손호영의 목소리가 나오더라구요.
<노래 불러줘요>에서 "그때가 내가 아마 스물한살때쯤인가. 지금 너랑 비슷했을걸."이라고 노래하고
"그때로 돌아가는 법을 난 알고 있죠. 이 노래와 이 목소리."라는 화답을 들을 사람으로 손호영씨만한 사람이 있을까요? 떠오르지 않아요.
아무튼 앨범 전반부에서 지나온 지오디의 이야기를 쌓아와 <우리가 사는 이야기>에서 정점을 찍은 후에 <Smile>과 그 뒤에 오는 일련의 곡들은 지오디의 현재 노래하고 있더군요.
<미운오리새->가 처음 발표되었을 때부터, 새 앨범이 나온 후에 여러 곡을 들으며 손호영의 현재를 또 하나 듣게 되었다는게 참 반가웠어요.
각 곡 안의 호영씨 노래 더 성숙하고 듣는 재미를 주더군요. 그래서 참 반가웠고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또한, 보이그룹으로서도, '국민그룹'으로서도, 엔터테이너로서도 한 시대를 풍미한 지오디라는 작품을 새롭게 발전시켜 나가게 된 것도 축하할만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지오디라는 그룹을 위해서도, 그 그룹을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또 그를 하나의 자산으로 갖고 있는 호영씨 본인을 위해서도요.
아무튼, 내가 유일하게 열띤 팬활동을 했고 아마도 평생을 기억할 호영씨, 그리고 지오디가 일신하는 모습에 기쁩니다.
계획하고 있는 호영씨 개인활동도 부디 잘 진행되어 올 하반기에 좋은 소식 들었으면 좋겠어요.
글을 쓰다 보니 느낌이 그렇게 되는데, 호영씨 솔로활동 상당 기간을 늘 함께 해온 팬입니다. (마지막 몇몇 공연과 뮤지컬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요.)
퓨어를 드나들면서도 글이 좀처럼 써지지 않던데 앞으로는 종종 남기고자 합니다.
아이유의 목소리를 빌어 마지막 줄을 남깁니다.
"노래 불러줘요. 멋진 목소리로. 달콤한 위로가 되어줘요."
p.s. 미운오리새- 때문에 글이 날아갈 수 있으니 다른 분들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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